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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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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일본영화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애니메이션이라면 꽤 좋아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최근에 와서는 많이 둔해진 편이고...많은 영화를 보지 못했고,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어느 나라던 그 나름대로의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영화에 그 나라의 색깔이 묻어 있다고 해야할까. 일본의 멜로 영화들을 보면서 느낀 색깔을 한 단어로 표현해 보자면 바로 이것이다. 파노라마(panorama). 정확한 비유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던 주관적인 감상이고, 주관적인 평가일 뿐이니까. 뭔가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결말보다는 하나의 흐름(flow)을 보여주는 듯한 인상을 종종 받곤 한다. 연애사진도 예외가 아니다. 나름대로는 꽤 좋아하는 스타일. 개봉년도는 2003년. 츠츠미 유키히코가 감독을 맡았고, 주연배우는 히로스에 료코, 마츠다 류헤이, 코이크 에이코. 개봉된 지는 1년이 조금 더 된 듯. 빨리 알았더라면 극장에 가서 보았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미 너무 많이 지나버린 것이 조금은 아쉬워진다. 사토나카 시즈루의 이름으로 그녀의 꿈을 대신 펼쳐가는 사연을, 그녀와의 추억과 뉴욕에서의 추적으로 엮어가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로운 구성임에 틀림없다. 단 한 장의 사진만을 든 채 사랑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와 상처만 남은 사랑의 과거를 안고있는 그에게, 9.11테러 이후 공황기에 접어든 뉴욕은 더없이 어울리는 스테이지가 아닐까. 감독의 센스가 잘 돋보이는 셋팅이 아닐 수 없다. 주제곡엔 야마시타 타츠로우의 「2000톤의 비」가 사용되었다. 이 곡은 1978년에 발매한 앨범 「GO AHEAD!」에 수록된 곡으로 평소 야마시타의 팬으로 자임해온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특별 요청에 의해 주제가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노래는 야마시타 본인이 직접 새로 레코딩한 것. 또한 이 노래로 제작된 영화 「연애사진」의 뮤직비디오를 위해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은 직접 메가폰을 들기도 했다. 한가지 재밌었던 건, 영화 도입부에 길 양쪽으로 차량들이 주차된 거리 사진에 티뷰론이 보인다는 점이다. 외국에 수출된 한국차를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뭐, 그 대부분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아닐까 싶지만. 확실히 수출이 많이 되긴 많이 된 모양이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세가와 마코토에게 헤어진 연인 사토나카 시즈루의 편지가 날아온건 헤어진 지 3년 후인 2003년. 뉴욕에서다. "잘 지내고 있니? 난 여전히 그대로야." 자신의 사진 전시회에 와달라는 초대글과 함께 온 사진에는 시즈루가 보던 뉴욕의 풍경이 담겨있다. 지금의 자신으로선 도저히 찍을 수 없는 사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마코토는 결국 사진을 모두 휴지통에 던져버린다. 3년 전. 그녀와 함께했던 나날들, 추억들이 새로새록 떠오른다.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된 우연한 만남. 두 사람은 금세 가까워지고, 몇 번의 만남끝에 마코토는 시즈루에게 동거를 제의, 두 사람의 행복은 시작된다. 하지만 언제나 계속될 것 같았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시즈루가 마코토에게 사진 찍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얘기한 것이 그 발단. 물론 그와 같은 세계를 공유하고 싶었던 그녀의 바램은 그런 것이 아니었겠지만, 운명의 장난은 결국 시즈루에겐 입상, 마코토에겐 낙선이라는 결과를 안겨주고야 만다. 의도하지 않았고, 또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겠지만 ㅡ 사실 마코토 스스로는 알고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ㅡ 우연한 기회에 출품하게 된 사진 콘테스트는 마코토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이 일로 인해 결국 마코토는 동거를 끝내기로 결심한다. 시즈루는 마코토의 오해를 풀어보려 하지만 화만 더 돋우게 되고, 결국 그녀는 재회를 기약하곤 돌아선다. 이것이 마지막 순간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리라. 시점은 다시 현재. 마코토는 우연히 동창회에서 시즈루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1년 전 뉴욕에서 사망. 놀란 마코토는 그럴 리 없다고 반박하지만, 그곳에 취재를 나갔었던 동창은 자신이 직접 사건을 관할했던 경찰에게 들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몇 일 전에 편지가 왔었다고 반박해보지만, 이미 마음은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 "시즈루가 죽었을 리가 없어!" 바로 뛰쳐나와 집으로 향한다. 급히 쓰레기통을 열고 그녀가 보내 온 사진을 찾아보지만 이미 수거차가 다녀갔는지 통은 깨끗이 비워져 있다. 절망스런 심정의 마코토. 하지만 우연히 시선을 돌린 곳엔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그녀를 찾일 수 있는 유일한 단서. "정신차리고 보니 그 사진 한 장을 품에 안고, 난 뉴욕을 향해 떠나고 있었다." | |||||